밀수

리뷰

개봉일: 2023년 7월 26일
감독: 류승완
각본: 김정연, 류승완
연출: 류승완
장르: 범죄, 누와르, 액션, 코미디, 시대극
제작사: 외유내강
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상영시간: 129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김혜수 (조춘자 역)
  • 염정아 (엄진숙 역)
  • 조인성 (권 상사 역)
  • 박정민 (장도리 역)
  • 김종수 (이장춘 역)
  • 고민시 (고옥분 역)

어느 여름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바람이 머리를 스쳤다. 그 바람은 다소 뜨거웠지만 나에게는 뭔가 의미 있는 기운을 실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날 본 영화, 밀수는 나에게 그 뜨거운 바람처럼 마치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밀수는 그저 범죄 액션 영화를 넘어선 작품이었다. 단지 범법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억압받는 여성들의 생존과 연대를 강렬하게 그려낸 이야기였다. 바닷가 마을인 군천은 한때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마을이 변화하면서 모든 것이 오염되고 변해갔다. 그것이 바로 시대의 흐름이었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자연이 파괴되고,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그 무언가가 바로 밀수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춘자와 진숙이다. 춘자는 외향적이고 재치 있는 성격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물이다. 반면, 진숙은 차분하고 내면적으로 강한 인물로 해녀들의 리더로서 자질을 지닌 여성이다. 이들은 모두 먹고 살기 위해 밀수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밀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었고, 그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후회는 결국 그들을 더욱 깊은 어두운 세계로 끌어들였다.

밀수에서 중요한 점은 범죄의 측면이 아닌, 이 범죄가 그들의 인간성, 생존 본능, 그리고 서로를 위한 희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춘자와 진숙의 이야기는 단순한 밀수 사건이 아니라, 1970년대 사회적 억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들이 선택한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밀수의 세계에서는 사람을 믿을 수 없고, 모두가 이익을 위해서라면 배신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들 사이의 연대는 점점 더 강해져 갔다. 춘자와 진숙,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해녀들 간의 깊은 유대감은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였다.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는 영화 후반부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춘자와 진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서로를 지탱해 나갔다. 후반부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은 그 어떤 액션보다 감동적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범죄자로만 보고 싶어 하지만, 그들의 행동 속에는 단순히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숨어 있었다. 그들은 범죄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했고, 그 대가로 얻은 것들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밀수였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수중 액션 장면이었다. 물속에서 벌어지는 격투와 추격전은 단순히 액션을 넘어선 예술이었다. 수중 발레와 아티스틱 수영의 전문가들이 섭외되어 완성된 그 장면들은 독창적이면서도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내가 느낀 것처럼, 그 순간마다 밀수의 주인공들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모습은 그들의 내면적 고뇌와 맞물려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밀수는 단지 범죄나 액션 영화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억압받는 자들의 생존을 위한 싸움, 연대의 힘,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적인 갈등과 욕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선택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무엇이 진정한 생존인가? 우리 역시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었으며, 그 속에서 나는 내면 깊은 곳의 질문들을 던지게 되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들의 고뇌가 맴돌았다. 그들의 용기와 끈기는 나에게도 큰 깨달음을 주었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밀수는 그저 범죄의 세계에서 싸우는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회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수중 액션 촬영의 어려움: 류승완 감독은 수중 액션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날씨 때문에 바다에서 촬영할 수 있는 날짜가 제한적이었고, 물의 특성상 예측이 힘들어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 배우들의 체력적 도전: 끝없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김혜수와 염정아는 '육지 멀미'를 겪기도 했습니다.
    3. 여성 서사에 대한 접근: 류승완 감독은 여성 캐릭터를 소비하는 기존의 방식을 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성적 매력을 어필하거나 관음증적 시선으로 보는 묘사를 최대한 배제하려 했습니다.
    4. 조인성의 역할 해석: 조인성은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이 영화에서 중요한 '브리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역할의 크기보다는 어떻게 해낼 것인지에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5. 동시 촬영 일정: 조인성은 '모가디슈' 홍보 일정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밀수'를 촬영했다고 합니다.

    관객 반응

    1. 액션 연출: 류승완 감독의 액션 연출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호텔 액션 씬과 수중 액션 씬이 독창적이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2. 배우들의 연기: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 등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박정민의 캐릭터 변화와 코믹 연기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3. 독특한 소재: 해녀들의 밀수라는 독특한 소재가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4. 류승완 감독의 개성: 감독의 초기작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개성 있는 연출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5. 초반부 지루함: 영화 초반부에 플롯을 쌓아가는 과정이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6. 리얼리티 부족: 김혜수와 염정아의 해녀 캐릭터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외모 면에서 해녀의 실제 모습과 괴리감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7. 조인성의 역할 축소: 조인성의 출연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8. 김혜수의 연기: 일부 관객들은 김혜수의 연기가 '연기 같은 연기'라고 평가하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9. 기대에 못 미치는 스토리: 일부 관객들은 예고편을 보고 기대했던 것보다 스토리가 흥미롭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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