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아니한가

리뷰

개봉일: 2007년 2월 28일
감독: 정윤철
각본: 유갑열
장르: 블랙 코미디, 가족 드라마
제작사: 무사이필름, 세고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1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천호진: 심창수 역 
  • 문희경: 오희경 역 
  • 김혜수: 오미경 역 
  • 유아인: 심용태 역 
  • 황보라: 심용선 역 
  • 정유미: 유하은 역

가족, 그들은 우리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 곳이자, 우리가 끊임없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존재다. 이 영화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007년에 개봉한 좋지 아니한가는 내가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 영화였다. 단순히 코미디와 드라마라는 장르의 결합이 아니라, 내면의 갈등과 욕망을 제대로 드러내며 그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을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심씨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버지 창수(천호진), 어머니 오희경(문희경), 아들 용태(유아인), 딸 용선(황보라), 그리고 이모 미경(김혜수), 이들 각자의 삶은 표면적으로 보면 평범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현대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고 있다. 가족 간의 소통 부재와 갈등 속에서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가족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복잡하고, 동시에 얼마나 간단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그냥 다들 잘 살면 되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지만, 사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가였다. 창수는 자신이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점점 모르겠다고 느낀다. 그는 교사로서의 명예를 잃고,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져 간다. 가족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내가 가진 소통의 어려움을 되짚어보았다. 내겐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종종 "그냥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 속에서 그런 말은 나에게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아버지의 역할이 무겁고, 그 무게에 눌려 나도 자주 길을 잃고 방황하곤 했다.

어머니 오희경은 권태로운 삶 속에서 잠시 설렘을 느끼지만, 결국 실망과 상실감을 경험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내가 가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꿈과 열정이 고요해지고, 나는 어느 순간 내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 역시 이 영화의 오희경처럼 때로는 의미를 찾기 위한 갈망이 커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갈망 속에서, 나 또한 작은 실망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오히려 이 실망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나를 발견하려는 욕망이 있다.

용태와 용선, 이 두 자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간다. 용태는 전생에 왕이었음을 믿으며 현실을 도피하려 하고, 용선은 4차원적인 사고를 가지며 끊임없이 독특한 방식으로 주변을 바라본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과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지나쳤던 많은 부분을 돌아보게 되었다. 현실의 나는 어떤가? 나 역시 일상의 흐름 속에서 가끔씩 내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가족이란, 내가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이지 않나 싶다.

가장 중요한 인물인 이모 미경은 무협소설 작가를 꿈꾸며 방황하는 캐릭터이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그녀의 이야기는 나에게 나만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 시대의 한 사람으로 다가왔다. 미경은 어쩌면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젊은 시절부터 뚜렷한 목표를 가진 적이 있었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 목표가 점차 흐려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경은 결국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가려는 의지를 내비친다. 그 길을 가는 것이 무엇이든, 결국은 그 길이 나를 정의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가족들은 아버지 창수의 스캔들 사건을 계기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점차적으로 하나로 뭉치게 된다. 가족 간의 화해는 현실에서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가족과의 갈등을 겪었을 때, 화해의 순간이 너무나도 아련하고 그리웠다. 그들이 함께 달을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가족 간의 소통이 부재했을 때,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고립된다. 하지만 그 고립 속에서도 결국 가족은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어느 순간 우리는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 드라마가 아니다.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그 속에서의 각자의 성장을 그리며, 가족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그려낸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결국 모든 것의 본질은 소통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통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좋지 아니한가는 그런 메시지를 전해준다. 비록 불완전한 가족일지라도,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다는 깨달음을 주는 영화였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제작비 규모: 영화는 22억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였습니다.
    2. 독특한 제작 방식: 정윤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여느 한국 영화와는 다른 어법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3. 천호진의 새로운 연기 도전: 천호진은 이 영화에서 기존의 강한 이미지와 다른, 나른하면서도 위태로운 모습의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4. 사회적 메시지: 영화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날로그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5. 배우들의 캐스팅: 2007년 당시 유아인, 천호진, 박해일 등 젊은 배우들과 중견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여 세대를 아우르는 캐스팅이 이루어졌습니다.
    6. 관객 해석의 중요성: 천호진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가 관객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행간'이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객 반응

    1. 독특한 가족 캐릭터: 개성 넘치는 가족 구성원들의 캐릭터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각 인물의 특징적인 면모가 재미있게 그려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스토리: 영화가 때로는 유쾌하게 웃기고, 때로는 마음을 짠하게 만들며, 다시 정겹다가 찐한 감동을 주는 등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3. 현실적인 가족 관계 묘사: 보편적인 가족 개념을 단순히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 사회적 메시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날로그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5. 리얼리티 부족: 일부 평론가들은 영화가 관습을 깨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캐릭터와 상황의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6. 전달력 부족: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참신성을 추구하다 오히려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7. 흥행 실패: 영화가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었습니다.
    8. 아이들 캐릭터의 비현실성: 일부 평론가들은 아이들 캐릭터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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