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번째 엄마

리뷰

개봉일: 2007년 11월 29일
감독: 김진성
각본: 변원미, 김진성
장르: 드라마
제작사: 씨스타픽쳐스
배급사: 쇼박스
상영시간: 104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 김혜수: 여자 역
  • 김영찬: 재수 역
  • 류승룡: 재수 부 역
  • 황정민: 백중 역
  • 김지영: 백중 모 역

가끔,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면서도 그 울타리의 의미를 잊곤 한다.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익숙함 속에 존재하는 그 관계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얻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일이 있다. "열한 번째 엄마"는 바로 그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간단히 말해 ‘모성애’와 ‘가족의 의미’이다. 하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영화는 열한 살 소년 재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재수는 도박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밥을 해 먹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나 아버지는 재수를 위해 무엇도 하지 않는다. 그저 도박에 빠져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한 모습만 보여준다. 그에 따라 재수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이미 오고 가는 것에 불과한 존재였다.

그리고 아버지가 열한 번째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여자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녀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로, 냉소적이고 거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처음엔 전혀 재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재수의 밥을 뺏어 먹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며 모성애와는 거리가 먼 행동을 보인다. 이 여자와 재수는 서로를 경계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감추며 다툼을 계속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재수는 자신이 그 여자와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 여자 역시 점차 재수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둘은 서로를 보호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모자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등 소소한 행복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비극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재수의 열한 번째 엄마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재수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용히 집을 떠나려 하지만, 결국 재수의 곁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재수는 그저 그녀를 깨우려 할 뿐인데, 그녀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 순간, 그 소년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살아갈 것이다.

영화의 말미, 아버지가 사기죄로 감옥에 가면서 재수는 홀로 남게 된다. 하지만 재수는 열한 번째 엄마와 나눈 사랑과 약속을 기억하며, 혼자서도 굳세게 살아가려 노력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진정한 모성애를 경험한 값진 시간이었고, 그것은 그가 앞으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감정을 자극하는 신파극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해체되어 가고, 아이들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깊이 있게 다룬다. 김혜수는 처음에는 냉소적이고 거친 여자를 연기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진정한 모성애를 깨닫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아역 배우 김영찬 역시 상처받은 아이의 모습과, 사랑을 갈구하는 순수한 영혼을 표현하는 데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열한 번째 엄마"는 그저 한 편의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영화는 그저 눈물을 자아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족과의 관계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우리가 간혹 잊고 지냈던 사랑의 본질을, 그 순수하고 따뜻한 감정을 다시금 기억하게 만든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김혜수의 극한 연기 준비: 김혜수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녀는 영화 촬영 내내 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기분이 나아질 때마다 스스로를 억제했습니다.
    2. 개인적 희생: 촬영 중 김혜수의 조카가 태어났지만, 그녀는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조카를 보러 가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가족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3. 저예산 영화 출연: 김혜수는 시나리오만 보고 순제작비 5억원의 저예산 영화 출연을 자청했습니다. 이는 당시 그녀의 스타 지위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선택이었습니다.
    4. 우울증 위험: 김혜수는 몇 달간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지내다 보니 우울증에 빠질 것 같은 위험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5. 연기 접근 방식의 변화: 김혜수는 이 영화를 통해 기존의 연기 방식에서 벗어나, 캐릭터의 깊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관객 반응

    1. 김혜수의 연기: 많은 관객들이 김혜수의 뛰어난 연기력에 감동받았습니다.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그녀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엄마 그 자체'로 변신한 모습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 감동적인 스토리: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혈연관계가 아님에도 진정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내용이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3. 현실적인 묘사: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순간들이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게 표현되어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4. 상투적인 설정: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기본 설정이 상투적이고 무료하다고 느꼈습니다. 정서적인 밀착감으로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5. 연출의 미숙함: 일부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연출 미숙으로 쌍팔년도 신파 감성을 관통하는데 실패한 어정쩡한 최루성 가족극"이라고 평가했습니다.
    6. 과도한 신파성: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는 신파적 요소를 많이 사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7. 의아한 기획: 2007년 개봉 당시에도 이 영화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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