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리뷰
개봉일: 2015년 4월 29일
감독: 한준희
각본: 정보 없음
장르:
범죄, 드라마
제작사: 폴룩스픽쳐스
배급사: CGV아트하우스
상영시간:
109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김혜수: 엄마 역
- 김고은: 일영 역
- 엄태구: 우곤 역
- 박보검: 석현 역
- 고경표: 치도 역
- 이수경: 쏭 역
- 조현철: 홍주 역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는 차이나타운이라는 공간이 내게 끊임없이 생각을 던지는 곳임을 깨달았다. 차이나타운은 단순한 한 지역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욕망이 끝없이 얽히고, 그들 사이의 관계가 모두가 생존을 위해 물질적으로 연결되는 비정한 장소인 것이다. 그곳은 지배와 피지배, 배신과 충성, 사랑과 욕망이 어우러지는 무대였다.
내가 2000년대 초반, 고등학교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고백하자면, 그때 내 마음 속에서도 차이나타운의 요소들이 존재했다. 그 시절 나는 생존을 위한 경쟁에 치열하게 몸을 담그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때의 기억들이 이 영화에서 펼쳐진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때로는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게 만든다.
차이나타운의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일영(김고은)은 지하철 보관함 10번에서 버려져 차이나타운이라는 특수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엄마’(김혜수)라는 인물은 일영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그곳에서 가장 쓸모 있는 아이로 성장시킨다. 그녀는 차이나타운의 지배자로 군림하며, 모든 불법적이고 도덕적으로 비뚤어진 일들을 자행한다. 이 ‘엄마’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차이나타운 자체를 대표하는 상징처럼 느껴졌으며, 내가 그곳에서 그들이 하는 행동과 선택들을 보면서 그들 각각이 마치 나의 어떤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엄마’라는 인물을 보며 내 자신의 깊은 욕망을 떠올렸다.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때로는 자신을 내던지고, 때로는 타인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세계는 사랑과 권력, 배신과 생존이 결코 단순한 선악의 문제로만 나누어지지 않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 점에서, ‘엄마’는 어느 정도 나 자신에게도 존재하는 냉정함을 마주하게 했다.
영화는 ‘차이나타운’이라는 공간을 그리며 욕망이 팽배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일영의 삶은 차이나타운의 법칙과 규칙 속에서 점차 변화한다. 엄마의 의도대로, 그녀는 가장 쓸모 있는 존재로 성장하고,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게 된다. 그런 일영에게 어느 날, 석현(박보검)을 만난다. 석현은 차이나타운과는 전혀 다른, 따뜻하고 친절한 세상으로 일영을 인도한다. 그가 보여주는 세상은, 일영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차이나타운 밖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게 되며, 내면의 갈등과 마주한다.
그 시점에서 나는, 내가 과거에 가졌던 ‘왜 나는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되새겼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 싶어 한다.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내가 이 세상과 연관될 것인가? 그런 생각이 영화 속 일영의 마음 속에 생겨났을 것이다.
‘엄마’는 일영에게 마지막으로 하나의 임무를 부여한다.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것을 증명해봐." 이 말은 내가 과거의 고민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그 시절, 계속해서 살아남아야 했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늘 더 강한 자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 세상에서 내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삶의 목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 말은 어떤 인간성의 상실을 암시한다. 그 시점에서 나는 그와 같은 세상 속에서 정말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영화는 색채를 통해 인물들의 심리를 잘 드러낸다. 붉은색은 일영의 생존 본능을, 녹색은 엄마의 지배 본능을 상징하며 이 두 색은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색들의 대비는 일영과 엄마의 관계를 넘어서,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과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
차이나타운은 단순히 범죄 영화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과 그 속에서 나오는 생존 본능을 강하게 부각시킨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끝나고 나면, 여운이 남는다. 해피엔딩을 원했던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영화가 던진 질문들이 나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고 느꼈다. ‘차이나타운 밖의 세상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나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이 과연 이 영화에서 묘사한 차이나타운처럼 그렇게 끝없이 추락하는 곳인지, 아니면 그 안에서 더욱 따뜻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 철저한 준비: 한준희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해 엄청난 준비를 했습니다. 김혜수는 "만만치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준비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배우들의 열정적인 참여: 김고은은 촬영 3개월 전부터 치열하게 준비했으며, 촬영 때는 대본을 보지 않고 동물적 본능으로 연기했다고 합니다.
- 시각적 표현에 대한 노력: 한준희 감독과 이목원 미술감독은 주요 캐릭터들에게 상징적인 색을 부여하여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일영에게는 붉은색, 엄마에게는 녹색을 상징 색으로 사용했습니다.
- 김혜수의 캐릭터 변신: 김혜수의 '엄마' 캐릭터를 위해 제작진은 유럽의 히피, 러시아 여자 마피아, 황학동과 청계천 노숙자들의 스타일까지 광범위하게 연구했습니다. 김혜수도 직접 하루에 수십 장씩 콘셉트 사진을 보내며 캐릭터 구축에 참여했습니다.
- 효율적인 제작: 한준희 감독은 25억 원의 제작비로 40회차 촬영을 통해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그는 "거의 콘티대로 찍었다"고 말하며 효율적인 제작 과정을 강조했습니다.
- 배우들의 신뢰: 김고은은 한준희 감독에 대해 "우리 감독님은...최고예요"라고 말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였습니다.
관객 반응
- 배우들의 연기: 특히 김혜수의 연기 변신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발랄하고 멋진 커리어우먼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독특한 서사: 기존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다른 종류의 모성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영화적 완성도: 칸국제영화제 초청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 제목으로 인한 오해: '차이나타운'이라는 제목이 로만 폴란스키의 동명 영화와 혼동을 일으켜 일부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아버지 부재에 대한 우려: 아버지 캐릭터의 부재와 여성 투톱의 설정이 '가족'과 '생존'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위험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 관객 동원 아쉬움: 14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더 많은 관객 동원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 달콤한 인생 (2005)
달콤한 인생은 김지운 감독의 느와르 영화입니다. 주인공 선우(이병헌)는 강력한 조직의 오른팔로 일하는 냉혹한 킬러입니다. 그는 보스 강사장(김영철)의 명령으로 그의 애인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우는 그녀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는 그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강사장은 선우의 변화를 눈치채고 그를 제거하려 합니다. 선우는 조직에서 쫓기는 신세가 되어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됩니다. 영화는 선우의 복수와 생존 과정을 통해 조직 사회의 냉혹함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그려냅니다. 차이나타운과 마찬가지로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주인공과 그를 막으려는 보스의 대립 구도를 보여주며, 느와르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 신세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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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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