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리뷰
개봉일: 2019년 4월 5일
각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장르:
드라마
제작사: MI, 엔케이물산
방영 기간: 2019년 4월 5일 ~
2019년 5월 25일
방영 채널: JTBC
상영시간: 회당 60분 (총
16부작)
- 박희순: 박무진 역
- 추자현: 강인하 역
- 오만석: 오진표 역
- 조여정: 서은주 역
어떤 순간, 그 작은 사건이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나는 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갑작스런 변화를 목격했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는 원래 다정하고 조용한 아이였지만, 어느 날부터 학교에서 그와의 대화가 끊기고, 그의 눈빛에서 무엇인가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졌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친구는 결국 학교를 떠났다. 그 후로 나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죄책감과 후회를 떨칠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더 관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었다면, 혹시라도 그 친구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그 후회가 다시금 떠올랐다.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 폭력의 무게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아이가 겪은 고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리고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우리가 겪은 고통, 혹은 무시했던 작은 일들이 결국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영향은 결국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박선호는 중학교 3학년 소년이다. 그의 삶은 학교 폭력으로 인해 순식간에 변화한다. 선호는 또래 친구들에 의해 심각하게 폭행을 당한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의 부모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을 겪으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나선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선호의 부모가 겪는 아픔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싸움 속에서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아픈 현실을 그려낸다. 교육과 계층, 그리고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나는 선호의 부모 강인하(추자현)와 박무진(박희순)이 진실을 찾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겪는 고통이 가슴 속 깊이 와닿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아이를 양육하는 일만이 아니라, 그 아이의 상처를 대신 치유해주고, 함께 그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강인하와 박무진의 여정은 단순히 부모로서의 사랑을 뛰어넘어, 한 인간으로서 어떤 고통도 함께 나누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의지로 가득하다. 그들의 싸움은 결국 선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가 그들의 상황에 놓였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또 다른 인물인 박수호(김환희)의 모습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선호의 여동생인 수호는 자신의 오빠가 겪은 고통을 직접 경험한 아이이다. 수호는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자신이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이 부분에서 나는 청소년기의 분노와 복수심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른들이 아무리 무책임하더라도, 청소년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대한 저항을 시도한다. 수호의 여정은 청소년기의 그 끝없는 불안정함과 불확실함을 투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단순히 폭력의 문제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겪는 갈등, 계층 간의 격차, 그리고 무심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강한 비판이기도 하다. 특히 오준석(오만석)과 그의 부모인 오진표(오만석), 서은주(조여정)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오준석의 부모는 아들의 잘못을 덮으려 하고, 그들은 권력과 계층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상류층과 일반 시민층 간의 간극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그려진다.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을 던지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는, 그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비록 이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히 큰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이 드라마는 전한다. 나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며,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간과했는지를 되새기게 되었다. 가족, 교육, 그리고 사회적 가치.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내가 지금 얼마나 그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슈
- 추자현의 복귀작: 9년 만에 배우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추자현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아들을 출산한 그녀가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진솔하고 심도 있는 연기가 기대되었습니다.
- 김환희의 연기력 주목: 김환희는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순식간에 감정에 몰입하여 수호 캐릭터의 상실감과 슬픔을 눈빛만으로 표현해내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 제작발표회 개최: 2019년 4월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주요 출연진인 박희순, 추자현, 조여정, 오만석과 함께 박찬홍 연출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 학교폭력 주제로 인한 관심: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연출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습니다.
- 일본 영화 스타일의 연출: 첫 회 자살 장면이 마치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차분한 연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드라마
- 더 글로리 (2022-2023)
'더 글로리'는 학창 시절 극심한 학교폭력을 겪은 여성의 치밀한 복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문동은은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괴롭힘을 당한 후, 학교를 자퇴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를 계획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한 끝에 초등학교 교사가 된 동은은 주요 가해자였던 박연진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 부임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동은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그들의 인생을 서서히 무너뜨립니다. 드라마는 학교폭력의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 약한 영웅 (2022)
'약한 영웅'은 학교 내 은밀한 폭력과 서열 문화에 맞서는 세 학생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주인공 윤시은은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이지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시은은 자신을 향한 학교폭력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학교 내 부조리에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드라마는 현실적인 학교 폭력의 양상과 그에 대응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청소년들의 성장과 우정, 그리고 용기를 보여줍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 관계와 폭력의 구조를 파헤치며, 이를 극복해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우아한 거짓말 (2014)
'우아한 거짓말'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여중생 천지와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밝고 착했던 천지의 죽음 이후, 그의 언니 만지는 동생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만지는 천지의 학교생활과 친구관계를 조사하면서 동생이 겪었던 은밀한 학교폭력의 실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드라마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주변인들의 무관심과 방관이 빚어낸 비극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동시에 가해자의 심리와 가정환경까지 다루며 학교폭력 문제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아름다운 세상 JTBC 공식홈페이지에서 동영상 다시보기
아래 버튼을 클릭하여 동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보기
0 Comment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