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리뷰

개봉일: 2018년 11월 28일
감독: 최국희
각본: 엄성민
연출: 최국희
장르: 드라마
제작사: 영화사 집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14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김혜수: 한시현 역
  • 유아인: 윤정학 역
  • 허준호: 갑수 역
  • 조우진: 재정국 차관 역
  • 뱅상 카셀: IMF 총재 역

국가부도의 날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영화가 제시하는 강렬한 현실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저 과거의 이야기를 재현한 영화가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1997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쳤던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나는 영화 속 인물들과 자신을 오버랩하며 그들이 겪었을 감정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외환위기 직전, 위기의 징후를 감지한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의 고군분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시현은 국가를 구하기 위해, 그 절박함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관료주의와 정치적 계산에 막혀 그 힘겨운 싸움에서 점점 좌절을 겪는다. 이 모습을 보며 나는 나의 경험을 떠올렸다. 때때로,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고, 문제를 예측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무엇을 바꾸고자 할 때, 때로는 의도와 달리 막혀버리는 벽들이 존재한다. 한시현처럼, 내가 겪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직면했을 때, 그 고통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윤정학이라는 캐릭터는 한편으로는 경제적 기회를 노리는 금융맨이지만, 그와 동시에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냉철한 판단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과정에서 심리적인 갈등과 고뇌가 생기게 된다.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때때로 우리 사회에서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마치 하나의 처방처럼 남겨지는 현실을 떠올렸다. ‘기회’를 향한 갈망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욕망처럼 내재되어 있지만, 그 욕망이 지나쳐 때로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낳게 된다는 점이 영화 속 윤정학을 통해 잘 드러났다. 영화에서 그가 가졌던 탐욕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며, 나 역시 ‘어떤 선택이 진정한 선일까’에 대해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부도의 날이 위기의 순간에 대한 심리적 분석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영화는 또한 갑수라는 평범한 소시민을 통해 위기의 본질을 보여준다. 갑수는 경제 상황을 전혀 모른 채, 꿈에 그리던 계약을 맺고 가족과의 행복을 꿈꾸며 살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는 위기의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인물로, 그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그가 겪는 절박한 상황을 보며, 나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사회적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갑수처럼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실감 나게 재현하며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IMF 총재 캉드쉬의 비밀 입국과 협상, 대책팀 내부의 갈등 등은 극적인 긴장감을 더하며, 실제로 우리가 그때 겪었을 감정선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모라토리엄’이 거부되고 IMF 조건이 받아들여지는 결말은 당시 한국이 겪었던 무력감과 패배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그 당시 나 역시도 느꼈던 비슷한 감정들이 떠올랐다. 그 결말을 보며, 우리 사회가 당시에 얼마나 복잡한 문제 속에 빠져 있었는지를 느끼며, 당시의 ‘무력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었던 그 시절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단순히 과거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경제적 문제와 불평등을 그대로 투영해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IMF 외환위기가 남긴 상처와 그 상처가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용불안, 청년실업, 빈부격차 등은 여전히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며, 국가부도의 날은 그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가 성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는 영화를 보며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그 당시의 감정선과 함께 현재의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영화 속에서 제시된 각기 다른 인물들의 선택과 그들이 겪는 갈등은 우리 각자가 마주한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든다. 경제적 불평등과 구조적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우리는 여전히 그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가 떠올리게 만든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배우들의 강렬한 반응: 주연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매우 강한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은 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2. 전문 용어 대사 준비: 뱅상 카셀은 영화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전문용어로 가득한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3. 국제적 협업: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IMF 총재 역할로 캐스팅되어 한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국제적인 제작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4. 김혜수의 연기: 뱅상 카셀은 김혜수의 연기에 대해 "언제나 놀라웠다"고 평가하며, 그녀의 프로정신과 역할에 대한 깊은 몰입을 칭찬했습니다.
  5. 우호적인 촬영 분위기: 뱅상 카셀은 한국 제작진과 배우들이 새로 합류한 사람을 존중해주는 태도로 인해 웃음이 넘치는 촬영 현장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관객 반응

  1. 높은 평점: 미국 LA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5점 만점에 4.25점을 주었으며, 80% 이상이 4점 이상을 주었습니다.
  2. 현실적인 대사: 김혜수와 조우진의 현실감 있는 대사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3. 배우들의 연기: 김혜수, 조우진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4. 공감과 메시지: 1997년 외환위기라는 소재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공감과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5. 긴장감 있는 구성: 금융 위기를 다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나 액션 영화만큼 긴장감 있게 구성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전형적인 선악 구도: 한시현과 재정국 차관의 대립이 너무 전형적인 선악 구도로 그려졌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7. 영화적 재미 부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한계로, 더 큰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8. 뻔한 전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특성상 누구나 아는 스토리를 새롭게 변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9. '한 방'의 부재: 관객들을 더욱 강렬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나 요소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1. 빅쇼트 (2015)

'빅쇼트'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월스트리트의 몇몇 투자자들이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이용해 큰 돈을 벌려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들은 은행들이 부실한 모기지 대출을 증권화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이 상황을 이용해 은행들에 대해 '신용부도스왑'이라는 금융상품에 투자하기로 결정합니다. 영화는 복잡한 금융 용어와 개념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금융시스템의 부패와 그로 인한 경제 붕괴의 과정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주인공들이 예측한 대로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지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금융시스템의 문제점과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 머니게임 (2020)

'머니게임'은 한국의 금융 스캔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계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한국 최대 투자회사의 펀드매니저인 주인공이 거액의 횡령 사건에 연루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금융계의 비리와 부패를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금융당국, 대기업, 정치인들이 얽힌 거대한 비리 네트워크를 발견하게 됩니다. 영화는 복잡한 금융 거래와 정경유착의 실태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형식으로 그려냅니다. 주인공의 투쟁을 통해 한국 금융계의 구조적 문제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동시에 개인의 양심과 사회정의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1. 돈 (2019)

'돈'은 한국 증권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은행 직원에서 유능한 주식 브로커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금융계의 어두운 면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는 처음에는 순수한 열정으로 일을 시작하지만, 점차 돈의 유혹에 빠져들게 됩니다. 주가 조작, 내부자 거래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큰 돈을 벌게 되면서 그의 삶은 화려해지지만, 동시에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겪는 도덕적 갈등과 함께 한국 증권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거대 자본과 개인 투자자들 사이의 힘의 불균형, 정보의 비대칭성, 그리고 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의 실태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양심과 돈 사이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국가부도의 날 네이버 공식홈페이지에서 예고편 다시보기

아래 버튼을 클릭하여 동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