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송이 장미
리뷰
- 개봉일: 1992년 3월 29일
- 감독: 신승수
- 각본: 신승수
- 연출: 신승수
- 장르: 드라마, 로맨스
- 제작사: 연흥아세아
- 상영시간: 107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유혜리 (조경자 역)
- 나한일 (노상서 역)
- 우연희 (조명자 역)
- 장승화 (김 실장 역)
- 방은희 (미쓰 송 역)
- 허준호 (승진 역)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단순히 두 자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스물일곱송이 장미"를 다시 떠올리며 그 속에서 내 삶의 단면들을 발견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경자와 명자는 각기 다른 길을 걸으며, 당시 한국 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이 직면한 여러 가지 고민과 선택의 갈림길을 상징적으로 그린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마주했던 고민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경자는 직장에서 자신의 꿈을 쫓는 전문직 여성이다. 그녀는 직장 내 성차별과 사랑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끝내 자신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이 모습은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의 나와 비슷했다. 나는 내 진로와 직장 생활에 대한 불확실함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으려고 애썼다. 때로는 직장에서의 어려움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고, 사랑에서의 실패도 나를 괴롭혔다. 그때마다 경자처럼, 나도 내 꿈을 쫓아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동시에, 현실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반면, 경자의 동생 명자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재벌 3세와 결혼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당시 많은 젊은 여성들이 겪었던 갈등을 대변한다. 직업적인 꿈과 안정된 삶 사이에서의 갈등은 나에게도 익숙한 주제였다. 내가 대학을 다니며, 한편으로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정된 직장이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망이 내 안에서 충돌했기 때문이다. 명자의 선택은 그런 갈등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꿈을 쫓는 것과 현실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영화는 당시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경자와 명자가 겪는 갈등은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내가 선택해야 했던 길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 역시 경자처럼 직장 내 어려움을 겪고, 내 안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리고 명자처럼 한때는 현실적인 선택이 나에게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 안의 목소리가 내게 묻곤 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라고.
"스물일곱송이 장미"는 단순한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넘어서, 당시 사회적 변화와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 영화였다. 90년대 초반, 한국 사회에서 변화가 시작되었고, 그 변화 속에서 나는 내 위치를 찾아가야 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은 갈등과 고민은 그 당시의 나와도 많이 겹쳐졌으며, 결국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후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비록 영화는 당시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재평가되었고, 나 역시 그 영화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경자와 명자처럼,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며,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갈등과 선택들이 우리를 성장하게 만든다. "스물일곱송이 장미"는 그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결국 그 메시지는 모두에게 공감되는 보편적인 이야기였던 것이다.
이슈
- 에로스타의 연기 변신: 유혜리(본명 최수연)와 우연희(본명 심은우)가 이 영화를 통해 에로배우에서 진지한 연기자로의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 감독의 스타일 변화: 신승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기존의 사실적인 연출 방식에서 희화적인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 개봉 시기의 어려움: 1992년 3월 28일 개봉 당시, 미국과 홍콩 영화들이 국내 극장가를 석권하고 있어 "스물일곱송이 장미"는 시내 개봉관에서 유일한 국산 영화였습니다. 이로 인해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어 2,056명의 관객만을 동원하는데 그쳤습니다.
- 우연희의 은퇴: 우연희(조명자 역)는 이 영화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 접었습니다.
- 신승수 감독의 전환점: 이 영화는 신승수 감독이 1990년대 초반까지 관객들의 취향과 다소 거리가 있는 영화들을 만들다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 "아래층 여자와 위층 남자" (1992)
자존심 강하고 이기적인 여자 주인공이 같은 또래의 남자와 결혼합니다. 그녀는 전통적인 남성 중심의 가정생활에 반기를 들고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나섭니다. 남편과의 갈등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지키려 노력하며,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영화는 젊은 부부의 일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결혼 생활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고하게 만듭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진정한 파트너십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 "결혼 이야기" (1992)
이 영화는 결혼을 앞둔 한 커플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커플은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결혼 준비 과정에서 여러 갈등을 겪습니다. 신랑 측과 신부 측의 가족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 경제적 문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기대 등이 두 사람의 관계를 시험합니다. 영화는 이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에서의 결혼의 의미와 가족 관계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결혼식 당일까지의 여정을 통해 두 주인공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 "그 여자 그 남자" (1993)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 여성은 독립적이고 자신의 커리어에 열정적인 반면, 남자 주인공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끌리지만, 서로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습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 발전 과정을 통해 90년대 초반 한국 사회의 변화하는 남녀 관계와 젊은 세대의 고민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결국 두 주인공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됩니다.
스물일곱송이 장미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공식홈페이지에서 예고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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