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리뷰

개봉일: 2005년 9월 7일
감독: 허진호
각본: 허진호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제작사: 블루스톰
상영시간: 105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배용준: 인수 역
  • 손예진: 서영 역
  • 임상효: 수진 역

그 영화가 개봉했을 때, 나는 이미 많은 고민을 품고 있었던 시기였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쌓여 가는 스트레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밀고 당기는 갈등, 그리고 끝없이 방황하는 내 마음을 잠시라도 놓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마침 영화 ‘외출’이 나왔다. 배용준과 손예진이라는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던 그 영화는, 그저 관심을 끄는 주제가 아니라 내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 나는 불륜을 다룬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그것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이 겪는 상처를 공유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 마음 속에서 오래된 감정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영화 속 배용준의 모습에서 내 자신을 마주한 듯했다. 그의 눈빛, 그의 고통을 표현하는 몸짓은 나에게도 익숙한 감정이었다.

몇 년 전, 내가 겪었던 그 감정의 순간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시 내 마음을 스쳤다. 그 당시,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꼈고, 그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했다. 마치 내가 겪은 감정이 영화 속 인수와 서영의 이야기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인수와 서영이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때 내가 가졌던 감정들이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그것을 나누지 않으면 아무것도 치유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내 감정을 풀 곳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내가 너무 오래 고립된 감정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나는 ‘어떻게 상처를 나누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 영화 속에서 서영이 갑작스럽게 만들어낸 대사, “우리 그냥 사귈래요? 두 사람 기절하게…”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손예진의 그 대사는 내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 나는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했던 순간들을 돌아봤고,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큰 짐이었는지를 깨달았다. 한마디로 나도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나만의 쓸쓸함과 두려움을 감추고 있었던 내 모습을 그 대사가 다 말해주었다.

그때 내 주변에는, 내가 고백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없다는 느낌이 강했다. 오히려 나는 내 감정을 나누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일상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저 표면적으로만 흐르고,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되는 일상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 두 사람의 만남은 그 고립된 감정을 허물고, 서로를 위로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고통이 내 고통처럼 느껴졌고, 그 고통을 나누는 순간들이 내게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인수와 서영은 결국 서로를 통해서 위로를 찾고 치유한다. 그들의 상처가 단지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내가 혼자 감추고 있던 감정들이 그들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면서, 내 마음은 조금씩 편안해지는 듯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치유를 가져다주었고, 나도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의 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본 뒤, 나는 내 일상에서의 감정과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겪고, 그 상처 속에서 어떻게 위로를 찾을지 모른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간단했다. 상처를 혼자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그 아픔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외출’을 보면서 나는 그저 영화를 통해 나의 상처를 치유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나 자신과, 그리고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촬영 장소와 시기: 2005년 6월 강원도 삼척의 한 호텔에서 비밀리에 진행되었습니다.
  2. 촬영 시간: 베드신 촬영에만 총 9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3. 키스 장면의 길이: 두 배우의 키스 장면만 합쳐도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촬영되었습니다.
  4. 사용된 필름의 양: 이 장면을 위해 사용된 필름이 8,000자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5. 배우들의 반응:
    배용준: "생각보다 감정이 너무 리얼하고 강렬해서 연기를 하면서도 많이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손예진: "많이 긴장했는데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나도 애절했고, 그 감정이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졌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6. 언론의 관심: 이 베드신 장면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각 지역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관객 반응

  1. 배용준과 손예진의 연기력: 두 배우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화학적 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 허진호 감독의 연출력: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으로 유명한 멜로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 아름다운 영상미: 강원도 삼척의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 국제적 인정: 손예진이 2006년 제51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5. 국내 흥행 부진: 한국 내에서는 74만 명의 관객 수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6. 무거운 소재: 불륜을 다루는 내용이 일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7. 느린 전개: 멜로드라마 특유의 느린 전개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졌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8. 과도한 기대감: 배용준의 첫 영화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되어, 실제 영화를 관람한 후 일부 관객들의 실망감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

  1. 《봄날은 간다》 (2001)

허진호 감독의 작품으로, 《외출》과 유사한 감성적인 멜로드라마입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음향 담당자인 상우와 성우 지속 사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두 사람은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사랑에 빠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차이를 느끼고 갈등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1.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004)

젊은 시절의 추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수진과 그녀의 첫사랑 철수가 주인공입니다. 수진이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는 철수의 모습이 《외출》의 애틋한 감성과 유사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1. 《시월애》 (2000)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다룬 판타지 멜로 영화입니다. 1998년의 성현과 2000년의 은주가 같은 집에 살면서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두 사람은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외출》과 마찬가지로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운명적인 만남과 이별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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