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리뷰

개봉일: 2003년 10월 2일
감독: 이재용
각본: 이재용, 김대우, 김현정
원작: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장르: 드라마, 로맨스
제작사: 영화사봄
상영시간: 123분
등급: 18세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 배용준: 조원 역
  • 이미숙: 조씨 부인 역
  • 전도연: 숙부인 정씨 역
  • 조현재: 권인호 역
  • 이소연: 이소옥 역

어느 덧 성인이 되어가던 시점이었다. 그 해,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라는 영화를 처음 듣고, 처음에는 단순히 외설적인 내용만을 다룬 영화로만 생각했었다. 당시, 나는 영화에 대해 깊은 의미를 두지 않던 시절이었고, 그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에 더 끌렸던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 영화가 화제가 되었고, 마침내 나는 그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때 내게 영화는 단순히 그저 궁금증을 풀기 위한 수단이었고, 무엇보다 ‘조선 시대의 사랑’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내내 마음속에 울림을 주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과 억눌린 욕망은 나에게 예상치 못한 강한 충격을 주었고, 그날 이후로 한동안 영화의 여운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 영화는 단순히 한 시대의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갈등과 욕망을 고백하는 작품이었다.

이미숙이 연기한 조씨 부인은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 조선 시대라는 사회적 규범 속에서, 그녀는 겉으로는 현모양처의 삶을 살지만, 그 이면에서는 남자들과의 사랑 게임을 즐긴다. 그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녀는 나에게 그런 종류의 이중적인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그때 내 안에서 그런 갈등을 찾아보았다. 그 영화 속에서 느껴졌던 감정들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모두가 겪는 어떤 보이지 않는 갈등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붉은 저고리와 보라 저고리는 그 자체로 그녀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담고 있었다. 나는 그때 그녀의 모습에서, 내면에 숨겨진 감정을 꺼내지 못하는 내가 보였다.

배용준이 연기한 조원 역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로, 세상에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대담하게 사랑을 추구한다. 그를 보며 나는 한편으로는 부러움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삶에 따른 갈등과 고독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가 사랑을 즐기는 모습은 외적으로는 대담해 보였지만, 그의 내면에 깔려 있는 고통과 갈등이 그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겪는 내면의 갈등은 마치 내가 내 안에서 마주하는 혼란과도 닮아 있었다.

전도연이 맡은 숙부인 또한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캐릭터였다. 겉으로는 정숙하고 수절한 삶을 살아가지만, 내면에 억눌린 감정이 있는 숙부인. 그녀가 두른 붉은 목도리는 단순히 의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열정을 나타내는 상징이었고, 나는 그 붉은 목도리를 통해 그녀가 억제하고 있던 감정들이 결국 폭발할 수밖에 없음을 느꼈다. 그때 나는 내 삶 속에서도 때때로 억눌린 감정들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영화는 단순히 시대적인 배경을 그린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 속에서 조선 시대라는 유교적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과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나는 이 영화가 그저 외설적인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라, 당시 사회의 억제된 감정선과 그로 인한 갈등을 진지하게 탐구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느꼈다. 그때 나는 영화 속 인물들의 갈등을 보며,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나의 내면의 고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 속에서 겪는 감정의 갈등은 결국 우리 모두가 겪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영화는 단순히 감정의 충격을 넘어서,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내가 억누르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가?’ ‘내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될 갈등은 무엇일까?’ 이 영화가 내게 남긴 여운은 오래도록 내 삶 속에서 여러 차례 떠오르며, 나는 그때마다 내 내면의 갈등과 욕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는 그저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나의 성장과 감정선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원작 각색 논란: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 시대 배경으로 각색한 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이 소설을 영화화한 시도였습니다.
  2. 파격적인 내용: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내용과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되었습니다.
  3. 호화 캐스팅: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등 당시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4. 화려한 미장센: 세공을 들인 세트, 의상, 분장 그리고 수려한 한국적 풍경들이 돋보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5. 상업적 성공: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3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6. 국제적 인정: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을 수상하고, 제7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진주에상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관객 반응

  1. 흥행 성공: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30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2. 작품성 인정: 국내외 여러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3. 흥행 기록 달성: 개봉 첫 주 백만 관객 돌파, 한국 영화 최다 주말 관객 수, 최고 주말 예매량, 최고 예매 점유율, 최다 개봉관 등 여러 가지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4. 배우들의 연기: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등 주연 배우들의 변신과 연기력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5. 논란의 소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내용과 장면들로 인해 일부 관객들의 거부감을 샀을 수 있습니다.
  6. 원작 각색에 대한 의견: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 시대 배경으로 각색한 점에 대해 일부 관객들은 이질감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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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로, 《스캔들》과 유사하게 전통적인 배경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욕망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왕실 내의 권력 다툼과 금기시된 사랑, 그리고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냅니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 그리고 은밀한 로맨스 장면들이 특징적입니다.
  3. 방자전 (2010)
    고전 소설 '춘향전'을 방자의 시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스캔들》처럼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영화입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방자와 향단의 숨겨진 관계를 그리며 조선 시대의 계급 사회와 욕망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에로틱한 요소와 함께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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