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옥
리뷰
개봉일: 2017년 11월 9일
감독: 이안규
각본: 이안규
장르:
범죄, 액션, 느와르
제작사: 영화사 소중한
상영시간: 90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김혜수: 나현정 역
- 이선균: 임상훈 역
- 이희준: 최대식 검사 역
- 최무성: 김 회장 역
- 김민석: 김주환 역
- 오하늬: 웨이 역
- 안소영: 김 여사 역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김혜수가 등장했던 그 강렬한 화면만은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나는 평소 느와르 장르를 좋아했지만, '미옥'은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나름의 기대를 품고 관람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후, 내 마음속에는 묘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이는 단순히 액션이 강렬했기 때문도, 서사가 흥미로웠기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 숨겨진 아이러니가 나를 계속해서 붙잡았다.
나현정이라는 캐릭터는 흔히 볼 수 없는 여성 주인공이었다. 조직의 2인자로서 냉철하고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권력이 아니었다. 영화는 그녀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며 합법적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과정을 그린다. 이는 마치 그녀가 살아온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필연적 행보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녀는 끝없이 남성들의 욕망과 대결해야 했다.
임상훈은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해결사였지만, 그 충성심은 점차 집착으로 변질되어 갔다. 그녀가 원하는 삶과 그가 바라는 헌신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었고, 그 갈등이 폭발하는 순간이 이 영화의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또 다른 남성, 최대식 검사가 개입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한 방향으로 흐른다. 나현정은 영화의 제목처럼 ‘소중한 여인’이었을까? 아니면 남성들의 욕망과 야망 속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까?
액션 장면들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강렬했다. 김혜수가 직접 소화한 고난도 액션들은 그녀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장총을 들고 싸우는 모습은 기존의 느와르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강렬함 뒤에서 나는 결국 이 영화가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정작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남성들의 감정이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결국 '미옥'은 완벽하지 않은 시도였다. 여성 중심의 느와르를 만들겠다는 야심은 충분히 보였지만, 그 서사 속에서 여성 캐릭터는 여전히 남성 중심 서사의 일부로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던진 질문들은 의미 있었다. 여성도 느와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가? 비록 완벽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미옥'은 한국 영화계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중심 느와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품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한동안 이 질문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나현정이 조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었다면, 그녀는 그 기회를 잡았을까? 아니면, 그녀 역시 끝없이 싸워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였을까? 영화는 그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가 평범한 삶을 선택했기를 바란다. 그러나 느와르 세계에서는 그런 선택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 김혜수의 액션 연기 도전: 김혜수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 연기에 도전했습니다. 10kg 가까운 장총을 다루고, 대형버스를 운전하며, 전기드릴과 단도를 휘두르는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습니다.
- 김혜수의 헤어스타일 변신: 강렬하고 차가운 인상을 위해 오른쪽 옆머리를 반삭발하고 반대쪽은 턱까지 기르는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잦은 탈색으로 두피와 얼굴 가장자리에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 촬영 중 물리치료사 대기: 액션 장면 촬영 시 배우들의 안전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 물리치료사가 현장에 상주했습니다.
- 여성 스태프들의 반응: 김혜수의 욕설 연기 장면에서 여성 스태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일화가 있었습니다.
- 효율적인 제작: 이안규 감독은 66억 원의 제작비로 영화를 완성했으며, 촬영 기간은 3주 정도로 비교적 짧았습니다.
- 누아르 장르의 새로운 시도: 여성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누아르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 김혜수와 이선균의 첫 호흡: 두 배우가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으며, 김혜수는 이선균의 연기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관객 반응
-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 기존에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도전적인 시도: 재미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김혜수의 연기력: 김혜수의 연기력이 다시 한 번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여성 느와르의 시도: 여성 보스를 주인공으로 한 느와르 영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았습니다.
- 스토리 전개의 문제: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들과 엉성한 스토리 전개가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공감의 어려움: 영화를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 캐릭터 간 감정 변화 부족: 각 캐릭터들 간의 감정 변화와 스토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연기: 김혜수의 연기가 기대만큼 돋보이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의문점 남는 결말: 영화를 보고 난 후 의문만 남았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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