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리뷰

개봉일: 2006년 9월 28일
감독: 최동훈
각본: 최동훈 (원작: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 '타짜')
장르: 드라마
제작사: 싸이더스FNH, 영화사 참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39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18세 관람가)

조승우: 고니 역
김혜수: 정마담 역
백윤식: 평경장 역
유해진: 고광렬 역
김응수: 곽철용 역
김상호: 박무석 역
김윤석: 아귀 역

나는 어릴 적부터 카드놀이를 좋아했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큰돈이 걸린 승부를 해본 적도 없었다. 단지 패를 섞고 손 안에서 움직이는 감각이 좋았고, 눈앞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숫자와 무늬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이 나에게 카드놀이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것이 바로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였다.

그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긴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처음에는 배운 지식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세상은 단순하지 않았다. 노력만으로 모든 걸 이룰 수 없고, 운과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던 시기였다. 그때 '타짜'는 마치 인생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영화는 평범한 청년 고니(조승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그가 우연히 화투판에 끼어들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그는 돈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전 재산과 가족의 돈까지 잃어버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무력감에 빠졌던 나의 대학 생활이 떠올랐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던 경험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불안감, 그리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고니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을 속인 타짜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국을 떠돌며 도박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그는 평경장(백윤식)이라는 전설적인 타짜를 만나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점점 변해간다. 이 과정에서 나는 '성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세상의 룰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고니가 도박 기술을 익혀 점점 능숙한 타짜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를 더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니는 승부에서 이기지만, 동시에 중요한 것들을 잃어간다. 정마담(김혜수)과의 관계는 사랑과 계산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며 끝없는 긴장감 속에 살아간다. 도박판에서의 승리는 곧 다른 누군가의 패배를 의미하며, 그 패배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삶 자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무서운 것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고니는 결국 아귀(김윤석)와의 목숨을 건 승부에서 승리한다. 하지만 그는 도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해외 카지노에서 새로운 판을 짜며 다시 한 번 미소를 짓는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삶의 아이러니를 생각했다. 인간은 끝없이 무언가를 쫓고, 한 번 빠져든 세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헤매고 있다.

타짜는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다. 인간의 욕망, 배신, 선택의 대가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곱씹어보았다. 그리고 지금도 때때로 다시 이 영화를 보며, 인생이란 도박판에서 어떻게 패를 쥐어야 할지 고민하곤 한다.

결국, '타짜'는 나에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삶의 전략과 선택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경험이었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장기간의 촬영: 영화는 2006년 4월 3일부터 8월 4일까지 약 4개월간 72회차에 걸쳐 촬영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한국영화 제작 환경에서 상당히 긴 촬영 기간이었습니다.
    2. 조승우의 헌신적인 연기: 주인공 고니 역의 조승우는 영화의 90% 이상에 출연해야 했기 때문에 4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특히 손에서 피분장이 떠날 날이 없을 정도로 육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3. 김혜수의 변신: 김혜수는 정마담 역을 맡아 도박판을 설계하고 타짜들을 조정하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함께, 호구를 꼬시기 위해 여성스러운 옷차림과 애교 섞인 말투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4. 실제 타짜의 참여: 촬영 현장에는 전직 타짜 장병윤 씨가 등장해 배우들에게 화투에 대한 조언과 손기술을 전수해주었습니다. 이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5. 대규모 세트와 소품: 영화팀은 부산 황령산 위에 비닐 하우스 도박장 세트를 직접 제작했으며, 촬영을 위해 60억원 가량의 가짜 돈을 만들었습니다. 이 가짜 돈의 제작비만 약 1,000만원에 달했습니다.
    6. 최영환 촬영감독의 기술: 최영환 촬영감독은 "촬영이 보이지 않는 촬영"을 목표로 삼아 영화의 비주얼을 한층 더 능수능란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고니가 밤새 화투를 치고 나오는 장면에서 햇빛이 비치는 순간의 노출 변화 등 섬세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관객 반응

    1. 탄탄한 스토리텔링: 많은 관객들이 영화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플롯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2. 배우들의 열연: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등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 화려한 영상미: 도박판의 긴장감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4. 인간 심리 묘사: 도박을 통해 인간의 욕망, 배신, 그리고 운명을 깊이 있게 다룬 점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5. 문화적 영향력: "타짜"라는 단어가 단순한 도박꾼을 넘어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상징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6. 도박 미화 우려: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도박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7. 과도한 폭력성: 영화에 등장하는 일부 폭력적인 장면들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8. 현실성 부족: 도박판의 묘사가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9. 길이 문제: 139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길다고 느낀 관객들도 있었습니다.
    10. 캐릭터 개연성: 일부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결정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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