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리뷰

  • 개봉일: 2002년 8월 23일
  • 감독: 김지운, 진가신, 논지 니미부트르
  • 각본: 김지운, 허월진
  • 연출: 김지운, 진가신, 논지 니미부트르
  • 장르: 공포, 스릴러
  • 제작사: 영화사봄
  • 배급사: 씨제이엔터테인먼트
  • 상영시간: 137분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김혜수: 메모리즈 편
  • 정보석: 메모리즈 편

그 시절의 공포는 단순히 얼굴을 찡그리게 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한 사람의 내면을 뒤흔들고, 감정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그런 공포를 느꼈던 것은 언제였던가. 나 역시 한때 어두운 시간 속에서 그 느낌을 맛본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그 기억은 가끔씩 내 마음에 다시 고요하게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 <쓰리>를 바라보는 나는 어떤 감정을 가질까?

2002년, 아시아의 세 나라가 손을 잡았다. 한국, 태국, 홍콩. 세 감독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공포를 풀어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쓰리>라는 옴니버스 영화다. 각기 다른 이야기, 그 속에서 결국 내가 마주한 것은 공포보다 더 깊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여정이었다. 사랑, 저주, 기억이라는 주제들은 그 자체로 우리가 마주하는 갈등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은 단순히 영화 속 등장인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 역시 그들의 갈등 속에 나를 투영하며, 내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박찬욱 감독의 "메모리즈". 기억을 잃고 상실의 공포 속에 빠져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내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성민은 평범한 아버지였다. 아내와 딸과 함께 새 아파트로 이사 온 후, 어느 날 아내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찾아 헤매지만, 아내는 어디에도 없고, 결국 그녀는 신도시의 한 외진 곳에서 깨어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이 왜 거기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의 상실, 그것이 얼마나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성민의 혼란 속에서 나도 모르게 그를 따라가며 나도 기억을 잃어버린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가 절망하며 아내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렸다. 내가 정말로 기억하고 싶은 것, 아니, 잊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그것을 찾고자 하는 갈망이 성민과 나를 이끌어 간다.

두 번째 이야기, "휠"은 태국 전통 인형극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은 부유한 친척에 대한 시기심과 전통의 저주를 그려냈다. 인형들이 저주받았다는 믿음은, 결국 무시할 수 없는 경고로 돌아온다. 나는 이 이야기를 보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나를 저주로 몰아갈 수 있는지, 그 경고를 더 깊이 느꼈다. 결국,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이 통을 어떻게 파멸로 이끌었는지, 그것은 단지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삶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경고였다. 그리고 나는 과거, 내가 남의 것을 시기하며 어떤 결정을 내렸던 순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선택이 결국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순간들.

마지막으로 피터 찬 감독의 "고잉 홈". 사랑과 집착,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미묘한 경계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웨이와 그의 아들 킨은 폐허 같은 아파트로 이사한다. 거기서 만난 페이는, 병든 아내를 간호하며 외부와의 모든 관계를 끊고 살고 있다. 그러나 킨이 실종되면서 웨이는 페이를 의심하게 되고, 그 집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웨이가 마주한 충격적인 사실, 페이는 아내가 환생할 것이라고 믿고 시체를 보존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정말로 그런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나는 페이의 사랑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과거에 가지고 있던 집착들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그것을 직시하며 나는 잠시 멈췄다.

영화 <쓰리>는 단순히 공포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은 공포와 함께 인간 내면의 갈등을 탐구한 작품이었다. 세 나라의 감독들이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 속에서 사랑과 저주, 기억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그들의 시선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공포가 단지 괴물이나 귀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는 내면의 갈등과 그것이 어떻게 우리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내가 얼마나 내면의 갈등에 휘둘리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 내가 놓쳐버린 순간들을 다시 되돌아보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런 면에서 <쓰리>는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삶과 내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았다.

    이슈 및 관객 반응

    이슈

    1. 3개국 공동 제작: 쓰리는 한국, 태국, 홍콩의 세 감독이 참여한 최초의 옴니버스 영화로, 각국 간의 협력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김지운, 진가신,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이 각각 독립적으로 단편을 제작하여 하나의 영화로 묶었습니다.
    2. 제작비와 마케팅: 영화의 순수 제작비는 약 30억 원이었으며,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총 비용이 상당했습니다. 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 홍콩의 어플로즈픽처스, 태국의 사하몽콜 필름이 투자와 배급을 맡았습니다.
    3. 문화적 차이와 언어 장벽: 세 감독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과 언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통과 협력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여 각기 독특한 스타일의 단편을 완성했습니다.
    4. 흥행 성과: 쓰리는 홍콩과 태국에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한국 관객들이 새로운 형식의 옴니버스 영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5. 후속작: 쓰리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작으로 쓰리, 몬스터가 2004년에 제작되었습니다. 이는 아시아 3개국 간의 협력과 옴니버스 형식의 호러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객 반응

    • 다양한 스타일의 공포: 각 감독이 독특한 스타일로 공포를 표현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김지운 감독의 메모리즈 편은 신도시의 일상적인 삶이 공포로 변하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 연기력: 김혜수와 정보석의 연기력은 메모리즈 편에서 돋보였으며, 태국과 홍콩 편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 문화적 차이의 매력: 한국, 태국, 홍콩의 문화적 차이를 잘 활용하여, 각기 다른 공포 요소를 선사했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제공했습니다.
    • 끝맺음의 부족: 일부 관객은 각 이야기가 독립적이지만, 끝맺음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특히, 메모리즈 편의 결말이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일관성 부족: 세 편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스타일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전체적인 영화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 예상 밖의 결말: 고잉 홈 편의 새드 엔딩은 일부 관객에게는 충격적이었으며, 영화를 본 후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말이 모든 관객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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