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왔소이다

리뷰

  • 방영 기간: 2004년 11월 6일 ~ 2004년 12월 19일
  • 연출: 김민식
  • 각본: 김도상
  • 장르: 토요시트콤
  • 제작사: MBC
  • 방영 시간: 일요일 오후 4시 ~ 5시
  • 방영 횟수: 7부작
  • 이성진 (윤덕형 역)
  • 조여정 (이한솔 역)
  • 최창익 (삼식 역)
  • 서동원 (안박사 역)

나는 그 드라마를 처음 본 날이 기억난다. 그 시절 나는 아직 젊고,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때였다. TV에서 ‘조선에서 왔소이다’라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광고를 보고, 이상한 호기심이 일었다. 과거의 양반과 종이 현대 서울로 시간여행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분명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 드라마가 시작한 지 몇 회 만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그 이유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늘 다시 이 드라마를 돌아보면서,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시도들이 왜 대중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조선에서 왔소이다’는 2004년 11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 7회 만에 종영된 이 드라마는 그 당시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 드라마의 핵심 소재는 시간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그 안에서 웃음과 풍자가 피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조선 시대의 철부지 양반 도령 윤덕형(이성진)과 그의 몸종 삼식(최창익)이 현대 서울로 떨어지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나에게 무언가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 같다.

윤덕형은 전형적인 조선 시대 양반이자, ‘못난’ 인물이었고, 삼식은 그의 신분에 의한 억압을 벗어난 후 능력을 발휘하는 캐릭터였다. 두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현대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겪는다. 덕형은 자신이 예전에 가졌던 양반 체면을 고수하려 하지만, 아무런 능력도 없는 그에게는 현대 사회에서 생존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반면 삼식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가 가진 재능을 발휘하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 변화는 결국 두 사람 간의 관계를 갈라놓았고, 이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드라마의 핵심적인 부분은, 과거의 ‘고귀한’ 양반이 현대에서 ‘무능한 백수’로 전락하고, 과거에 ‘종’이었던 인물이 현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성공하는 모습에서 발견된다. 이 갈등은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활용해, 과거와 현대 사회의 가치관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며 사회적, 문화적 모순을 풍자하려 했다. 덕형과 삼식은 시대와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이 점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메시지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그만큼 대중과 교감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 당시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적 문제에 충분히 몰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시트콤의 주된 분위기는 단순한 웃음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 드라마의 시도는 그 트렌드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와, 양반과 종이라는 신분 제도를 비교하는 방식에 충분히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야기가 지나치게 유치하고 상징적이어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등장인물인 한솔(조여정)이다. 한솔은 두 남자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꿈과 사랑,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하며 복잡한 감정을 겪는다. 나는 그녀의 복잡한 내면을 보면서,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꿈과 현실을 조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비록 코미디적 요소가 강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인간적인 갈등을 잘 드러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나는 그 작품이 아쉬운 이유를 생각했다. 그것은 비단 시청률 때문만은 아니다. 그 시도는 분명히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 했고,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현대적 시각에서 풀어보려는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너무나도 급박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에,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많은 성찰을 남겼다. 당시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저 웃음을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 시대와 가치관, 인간의 갈등을 비춰내려 한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그 당시 시청률이 저조했지만, 그것은 어쩌면 대중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에는 그 시도들이 조금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에서 왔소이다’는 비록 짧게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 드라마를 소중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슈 및 시청자 반응

    이슈

    1. 조기 종영: 원래 12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7회로 조기 종영되었습니다.
    2. 방영 시간 변경: 처음에는 토요일 오후 7시에 방영되었으나, 동시간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일요일 오후 4시로 이동했습니다.
    3. 갑작스러운 편성 변경: MBC는 12월 11일자 부분개편안에서 이 프로그램을 월요일 오후 11시대로 이동한다고 발표했으나, 불과 3일 만에 폐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4. 저조한 시청률: 첫 방송 이후 6%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5. 제작진의 아쉬움: 연출을 맡은 김민식 PD는 "이제 5회가 나가면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인데 조기 종영이 결정돼 너무 아쉽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6. 출연진 변동: 전 축구선수 장대일이 6회부터 고정 출연으로 합류하여 연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청자 반응

    1. 참신한 소재: 조선 시대 인물들이 현대로 타임슬립하는 독특한 설정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 배우들의 연기: 이성진의 코믹 연기와 조여정, 최창익, 서동원 등 주연들의 참신한 연기가 돋보였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3. 차별화된 시도: 주말 버라이어티 시간대에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타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되는 이야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되었습니다.
    4. 저조한 시청률: 첫 방송 이후 계속해서 6%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5. 시청자 패턴 미부합: 주말 버라이어티 시간대의 시청자 패턴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조기 종영: 당초 12회로 기획되었으나 시청률 저조로 인해 7회만에 조기 종영되었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흥행 면에서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 편성 시간 변경 혼란: 시청률 개선을 위해 편성 시간을 변경했으나, 이로 인한 혼란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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