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보고
리뷰
개봉일: 1998년 3월 2일 ~ 1999년 4월 2일
각본: 임성한
연출:
장두익
장르: 가족, 로맨스, 휴먼 드라마
제작사: MBC
상영시간:
35분 (273회)
- 김지수: 정은주 역
- 정보석: 박기정 역
- 허준호: 박기풍 역
- 윤해영: 정금주 역
- 이순재: 박봉학 역
'보고 또 보고'를 처음 봤을 때, 나는 그저 또 다른 일일 드라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일일 드라마는 마치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이었고, 그 안에서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는 갈등과 화해를 느끼며 그것을 마음속에 담아두곤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른 작품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 안에는 단순한 가벼운 갈등이 아니라, 사람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비롯된 복잡한 감정선들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정금주와 정은주는 각기 다른 성장 배경과 성격을 지닌 자매였다. 금주는 부모님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며 세상의 어려움을 모른 채 살아왔고, 은주는 외가에서 자라며 느꼈던 소외감 속에서 이기적인 성격을 키워갔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진지하고 복잡한 갈등을 다루고 있었다. 부모의 사랑이 과도하면 자녀는 자신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반대로 사랑을 받지 못한 자녀는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잃을 수 있다. 나는 이 드라마 속 두 자매의 모습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자주 발견했다. 자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겪는 내면의 갈등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특히 드라마가 그린 '가족'이라는 주제는 내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는 단순히 이야기 속에서의 감정선을 넘어서, 실생활에서도 우리가 겪는 보편적인 문제였다. 이 드라마에서는 가족이란 단지 혈연관계로 묶인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며 성장하는 사람들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족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 받는다. 나 또한 가족 안에서 겪은 여러 가지 갈등과 화해의 순간들이 떠오르며,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배우고 성장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복잡한 인간 관계'라는 주제는 드라마 속에서도 중요한 축을 차지했다. 특히 은주와 기정, 그리고 기정의 옛 연인 승미 사이에서 얽힌 삼각관계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그런 관계 속에서도 각 인물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화해를 이끌어내며 성숙해간다. 나는 그들이 겪은 갈등 속에서 우리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화해와 용서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드라마의 중요한 요소였다. 김지수는 은주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정보석은 박기정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과묵하지만 따뜻한 인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들의 연기는 단순히 캐릭터를 넘어서, 그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변화와 갈등을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나는 그들의 연기를 보며 '연기란 단순히 대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감정을 몸소 느끼고 전달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 드라마가 남긴 진정한 가치는 단지 흥행 성과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들, 즉 가족, 사랑, 갈등, 화해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었다. '보고 또 보고'는 그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내게는 그 시대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떠올리게 한다.
이슈 및 시청자 반응
이슈
- 제목 선정: 원래 제목은 '손짓'이었으나, 인터넷 투표를 통해 '보고 또 보고'로 결정되었습니다. 약 2000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투표에서 580여 표를 얻어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 캐스팅 어려움: MBC 일일연속극 시간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작가 임성한의 이전 작품에 출연했던 김지수가 주연을 자청하면서 제작이 본격화되었습니다.
- 파격적인 소재: 겹사돈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관계가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였습니다.
- 시청률 상승: 방영 3주 만에 동시간대 KBS 1TV '살다보면'을 시청률에서 역전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 제작 연장: 높은 인기로 인해 여러 차례 방영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원래 1998년 9월 중순 종영 예정이었으나, 결국 1999년 4월 2일까지 방영되었습니다.
- 작가 건강 악화: 1998년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작가의 건강 악화로 인해 하이라이트 편성이 이루어졌습니다.
- 김지수의 성공: 주연 김지수는 이 드라마로 1998년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시청자 반응
- 높은 시청률: 평균 시청률 44.6%, 최고 시청률 57.3%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 흡입력 있는 스토리: 인물들의 생생한 성격 묘사와 다양한 에피소드, 빠르고 흡인력 있는 줄거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 연기력: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 검사 이미지 개선: 효자, 로맨티스트, 공직자의 면모를 갖춘 박기정 캐릭터를 통해 검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습니다.
- 비현실적인 설정: 두 집안의 형제와 자매가 각각 사랑의 연을 맺어 '겹사돈'을 이루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억지스러운 전개: 친구 남동생과 엮어가는 사랑 이야기 등이 억지스럽고 극단적인 설정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 여성 비하: 일부 장면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무리한 짝짓기: 캐릭터들 간의 관계 설정이 무리하게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 방송 기자들의 비판: 1998년 말 방송담당 기자들이 뽑은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드라마
- 엄마가 뿔났다 (2008)
줄거리: '엄마가 뿔났다'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주부 송난희(김혜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 드라마입니다. 난희는 30년간 가족을 위해 헌신해왔지만, 남편의 외도와 자녀들의 무심함에 실망하고 가출을 결심합니다.
난희의 갑작스러운 가출로 가족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남편 이대섭(김갑수)은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고, 큰딸 이민주(남상미)와 아들 이민석(손현주)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느끼며 자신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한편, 난희는 가출 후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겪습니다. 그녀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일자리를 구하며, 자신의 꿈을 되찾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난희는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가족들은 난희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대섭은 가사일을 배우고, 자녀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이해하게 됩니다. 결국 난희가 돌아오면서 가족은 재결합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드라마는 현대 한국 가정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면서도, 가족 간의 사랑과 화해의 가능성을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중년 여성의 자아실현과 가족 구성원 각자의 성장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 신데렐라 언니 (2010)
줄거리: '신데렐라 언니'는 전통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를 뒤집어 '언니'의 시점에서 재해석한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고은조(문근영)는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은조의 인생은 아버지가 재혼을 결정하면서 급변합니다. 새어머니 강혜순(이미숙)과 의붓동생 고은새(서우)가 등장하면서 은조는 집안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은새는 아름답고 재능 있지만 이기적이고 교활한 성격으로, 은조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한편, 은조는 우연히 만난 재벌 2세 홍천구(천정명)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은새 역시 천구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자매간의 갈등이 심화됩니다. 은조는 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자신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드라마는 은조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동시에 은새 역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자매의 관계는 갈등에서 시작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 첫사랑의 설렘, 꿈을 향한 도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신데렐라'로 불리는 동생이 아닌 '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 반짝반짝 빛나는 (2011)
줄거리: '반짝반짝 빛나는'은 출생의 비밀로 인해 인생이 뒤바뀐 두 여자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정세영(한지혜)과 한정원(남규리)은 태어날 때 실수로 바뀐 아기입니다.
세영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늘 열등감에 시달립니다. 반면 정원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두 사람의 인생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크게 뒤흔들립니다.
드라마는 두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세영은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키워준 부모에 대한 애정도 버릴 수 없어 갈등합니다. 정원은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계급 차이와 문화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 연인, 친구들과 복잡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세영은 자신의 약혼자인 최찬(김석훈)과 정원 사이에서 갈등하고, 정원은 세영의 동생 정우(정겨운)와 사랑에 빠집니다.
드라마는 단순히 출생의 비밀을 다루는 것을 넘어, 가족의 의미, 사랑의 가치, 그리고 자아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합니다. 두 주인공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 그리고 각자의 가족들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가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결국 세영과 정원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들의 성장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함께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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