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리뷰
방영 기간: 1996년 1월 3일 ~ 1996년 2월 29일
연출: 전기상
각본:
김영찬, 오수연
장르: 로맨틱 코미디 (로코)
제작사: KBS 2TV
방영
시간: 수목 미니시리즈 (총 18회)
등급: 15세 이상 시청가
- 배용준: 최현준 역
- 이영애: 한세영 역
- 정찬: 한인표 역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갖게 된 순간, 우연히 눈길이 간 드라마가 바로 ‘파파’였다. 그때 나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시기였다. 세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뒤엉켜, 어떤 일이든 조금씩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던 그 시절, 나에게 이 드라마는 마치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친숙한 이정표처럼 다가왔다. 그 속에서 내가 겪은 감정선, 그리고 아직은 철저히 정리되지 않은 내 마음의 결이 보였다.
‘파파’의 이야기, 젊은 부부가 사소한 오해로 이혼하고 다시 서로의 마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나에게는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나도 어느 시점에서 가까운 사람과의 갈등으로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풀리지 않던 감정들이 결국 이 드라마 속 두 사람의 갈등처럼 그때의 나를 반추하게 만들었다.
배용준과 이영애가 연기한 최현준과 인영의 캐릭터는 그들의 감정을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전개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사랑이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선을 가슴 깊이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 그들이 겪는 갈등과 감정의 진전을 따라가며 내 마음도 함께 밀고 당기며 반응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두 사람의 사랑을 다시 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혼과 갈등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그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이혼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파파’는 그 부담을 이겨내고 그것을 오히려 깊이 있는 주제로 만들었다. 그때 사회 속에서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 드라마는 아주 섬세하고 진지하게 풀어내었다.
배용준과 이영애의 케미스트리는 그들이 맡은 역할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그들은 단순히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영애는 이 드라마에서 진지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발산하며 그 시대의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연기는 나에게도 어떤 잃어버린 감정의 끄트머리를 찾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었다.
‘파파’는 당시 한국 드라마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으로, 그 후 많은 드라마들이 이 드라마의 형식을 따라갔다. ‘이혼 후의 사랑을 되찾기’라는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주제를, 이 드라마는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많은 드라마들이 비슷한 형식을 따르기 시작했지만, ‘파파’는 그 시작점이었고, 그만큼 그 여운이 남았다.
결국 이 드라마는 단순히 연애 드라마를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복잡한 감정선과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여정을 탐구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배용준과 이영애의 연기는 이 드라마를 그저 ‘로맨스’ 이상의 의미로 만들어줬고,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감정선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다. ‘파파’는 나에게, 그리고 그 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중요한 교훈을 남긴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드라마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슈 및 시청자 반응
이슈
- 기획 변경: 《파파》는 원래 SF 드라마 〈RPG〉로 기획되었습니다. 인공지능 공학자(배용준 역)와 그의 동창 친구인 기자(이영애 역)가 현실과 컴퓨터를 오가며 사건에 휩싸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KBS 드라마본부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기획안이 거절되어 《파파》로 재기획되었습니다.
- 캐스팅 유지: 기획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인 배용준과 이영애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 배용준의 출연 결정: 배용준은 《파파》 출연 전 KBS 일일드라마 《며느리 삼국지》의 막내손자 역할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습니다. 이는 《파파》와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였기 때문입니다.
- 방영 일정 조정: 배용준의 《며느리 삼국지》 출연 거절로 인해, 해당 드라마의 전작인 《내 사랑 유미》의 방영 기간이 1달 연장되어 1996년 2월 2일에 종영하게 되었습니다.
시청자 반응
-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서 신선한 접근방식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배용준과 이영애의 연기 호흡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이혼한 부부의 이야기를 트렌디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 당시 젊은 층의 공감을 얻은 현실적인 스토리라인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 OST가 인기를 끌어 드라마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원래 기획되었던 SF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로 변경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이혼이라는 주제가 당시 보수적인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받아들여졌을 수 있습니다.
- 일부 시청자들은 스토리 전개가 다소 뻔하다고 느꼈습니다.
- 코미디적 요소가 과하게 들어간 장면들이 있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18회라는 비교적 짧은 방영 기간으로 인해 캐릭터 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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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2010)
이혼한 부모로 인해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살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자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겪는 갈등과 성장, 그리고 각자의 로맨스를 그려냅니다. 《파파》와 마찬가지로 가족의 재구성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코믹하게 그려냅니다. -
《풀하우스》 (2004)
우연한 사건으로 집을 빼앗긴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집을 되찾기 위해 유명 배우와 계약 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파파》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시작된 관계가 진정한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
《커피프린스 1호점》 (2007)
남자로 오해받은 여자 주인공이 생계를 위해 남자 전용 카페에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파파》와 유사하게 오해와 비밀로 시작된 관계가 점차 진실한 감정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재치 있게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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