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 방영 기간: 1995년 1월 9일 ~ 1995년 2월 16일
- 방송사: SBS
- 연출: 김종학 PD
- 극본: 송지나 작가
- 총 회차: 24부작
- 평균 시청률: 46% (최종회 64.5%)
- 최민수: 박태수 역 (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
- 고현정: 윤혜린 역 (카지노 대부의 딸, 민주화 운동권 여대생)
- 박상원: 강우석 역 (서울중앙지검 검사)
- 이정재: 백재희 역 (윤혜린의 보디가드)
『모래시계』라는 이름만 들어도, 내 마음속엔 '웅웅' 거리는 아련한 추억과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드라마가 방영되던 그 겨울의 밤, 거리는 텅 비었고 사람들은 집에 모여 조용히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모두가 같은 시간 같은 이야기를 바라보며 숨죽였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기묘한 시대였다.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는 단순히 드라마를 만든 게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시대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들이 만든 『모래시계』는 단지 사랑과 우정, 욕망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격랑의 한국사를 살아온 우리 부모님, 형제, 혹은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드라마 속에서 박상원이 연기한 강우석의 모습은 마치 당시의 우리 청춘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프게 흔들리는 그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았다. 당시 대학을 다니던 나에게 우석은 더없이 친숙한 인물이었다. 우석의 흔들림과 고민은 곧 나 자신의 고민이었고,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의 고뇌에 나도 모르게 함께 눈물을 흘렸다.
태수(최민수 분)는 냉혹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어둠의 세계에서 성공하려 발버둥 치던 그의 삶은, 처절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을 불러일으켰다. 혜린(고현정 분)은 부와 권력이라는 화려한 장막 뒤에 숨은 어둠을 고스란히 품어낸 인물이었다. 그 시대의 이중성을,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 하나에 담아냈던 고현수 배우의 연기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에피소드가 방송되었을 때, 한국 사회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국가의 아픈 기억을, 그토록 직설적이고 용기 있게 표현한 작품이 이전에 없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며 부모님께서 "저게 진짜 우리가 겪은 거야…" 라며 한숨을 내쉬시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깊이 숨어 있던 사회적 트라우마를 건드린 것이다.
『모래시계』는 당시 나에게도, 또 많은 이들에게도 그 시대를 마주할 용기를 주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태수의 비극적 운명에 눈물을 흘리고, 우석의 이상과 좌절에 함께 분노하며, 혜린의 내적 갈등에 함께 마음 아파했던 수많은 밤이 있었다.
당시로서는 금기시되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그려낸 대담성은 한국 드라마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모래시계』 이후,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드라마'가 아니라 진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하나의 문화적 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 후로도 많은 작품이 이 길을 걸었지만, 『모래시계』만큼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날카롭게 파고든 작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드라마가 남긴 여운과 아픔은 지금도 우리를 깊은 자기 성찰로 이끈다. 극 속의 사회는 격동하는 현대사의 단면이었지만, 지금 이 시대도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정의란 무엇인지, 우리는 과거의 아픔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를.
어쩌면 이 드라마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회자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한 시대를 살아낸 우리의 아픔과 기억을 그저 추억으로만 끝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남기 때문 아닐까?
나는 지금도 시계 속 모래알처럼 흘러가는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덧없는지를, 이 작품을 떠올릴 때마다 다시금 느끼곤 한다.
- 폭발적인 인기: 최종회 시청률이 64.5%에 달했으며, 순간 시청률은 75.4%를 기록했습니다. '귀가시계'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방영 시간에 맞춰 시청자들이 TV 앞으로 모였습니다.
- 사회적 영향력: 드라마 방영 후 청소년들 사이에서 검도 붐이 일어났고, 연습용 죽도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또한 주인공들이 낀 놋쇠반지와 모래시계가 유행했습니다.
- 음악의 인기: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러시아 민요 '백학' 테이프가 50만개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 역사적 관심 증가: 서점가에서 광주 민주항쟁과 삼청교육대 관련 서적이 주목받았습니다.
- 이정재의 스타 등극: 이 작품을 통해 이정재가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사회적 우려: 일부에서는 드라마가 폭력과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미화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 군부의 반응: 민주화운동 진압 장면의 리얼한 묘사에 대해 군 교육책임자가 '사기가 떨어진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 경제적 영향: '모래시계 불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직장인들의 조기 귀가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 지역 방송 제한: 일부 지역에서는 《모래시계》가 방송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 과도한 열풍: 드라마의 인기가 너무 과도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드라마는 1979년 부산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고등학생인 박태수, 강우석, 윤혜린이 소개됩니다. 태수와 우석은 친한 친구사이지만, 성격과 환경이 매우 다릅니다. 태수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거칠고 반항적인 성격이며, 우석은 모범생이자 판사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혜린은 우석의 짝사랑 대상이며, 부유한 집안 출신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유력 인사입니다.
어느 날, 태수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태수는 학교에서 퇴학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우석은 태수를 돕기 위해 노력하지만, 태수의 거친 성격과 반항적인 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편, 혜린은 우석에 대한 호감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합니다.
에피소드의 마지막에는 부산의 밤거리에서 일어나는 폭력 조직 간의 충돌 장면이 그려지며, 이는 앞으로 태수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암시합니다.
1회는 주요 인물들의 관계와 성격,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을 소개하며, 앞으로 전개될 드라마의 큰 줄기를 제시합니다.
모래시계 1회부터 SBS 공식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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